나와 세월호의 10년.
유가족의 극단적 선택은 처음이 아니다.
녹슨 선체 내부에는 아무도 없었다
세월호 3주기를 앞두고 정부가 약속한 416안전공원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시민들 일부가 416안전공원을 도시 외곽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집값이 떨어진다느니, 안산이 세월호 때문에 낙후된 도시가 된다느니 하는 근거 없는 두려움이 또다시 시민과 유가족을 가른다.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416안전공원을 세우려고 하는 화랑유원지는 단원고 희생자들이 어려서부터 가족과 산책을 하고,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며 놀던 곳이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기억관은 우리 모두에게 생명과 치유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416안전공원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외곽이 아니라 시민들 속에 있어야 한다.
'합리적 의심'들을 집요하게 추적한 『세월호, 그날의 기록』엔 침몰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와 해경 본청 상황실 사이에 오간 핫라인 녹취록이 나온다. VIP(대통령) 보고에, 영상 확보에 무섭도록 집착하는 청와대와 그 집착에 춤을 추는 해경 상황실 모습에서 우리의 목숨 값을 유추할 수밖에 없다. 그 모습들에서 오직 VIP만이 의혹을 해소할 권능을 가졌음을 직감할 수밖에 없다. "진상규명에 유족 여러분의 여한이 없도록 하는 것, 거기서부터 깊은 상처가 치유되기 시작하지 않겠느냐"던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